본문 바로가기

Camera

나의 첫번째 RF Camera, CONTAX G2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 CONTAX, 교세라에서 카메라 사업을 철수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콘탁스에 대한 향수는 카메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하고 아쉬워하며,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 한가운데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어버린, AF가 되는 필름 RF 카메라 G2가 존재한다. 교세라가 카메라 사업을 철수하지 않고 계속 개발을 진행했다면 지금쯤 아주 훌륭한 디지털 AF가 되는 RF 카메라가 존재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G2의 외관은 티타늄 합금으로 되어 있어 상당히 고급스럽다. 카메라 자체에서 보여주는 모양새는 각진 곳이 없는 수려한 곡선으로 크기와 짜임새에 있어 어떤 바디에도 밀리지 않는 G2만의 뛰어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G2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은 뛰어난 외관도 있지만 콘탁스만의 독특한 색감, 특히 미묘한 초록과 고풍스러운 하늘색에 있을 것이다.
그 색을 좀 더 입체적이고 다양하게 표현해주는 저렴한 칼자이스 G렌즈는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G2를 손에 들려주고 있다.
G2는 바디에서 초점을 전자적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렌즈의 초점링이 없다.
렌즈의 초점은 최초 무한대 초점 위치가 기준이 되고, 촬영이 끝나면 다시 무한대로 돌아간다.
그래서 촬영을 위해 다시 반 셔터를 누르면 초점을 잡는 소리가 빈번하게 들린다. “찍찍 ~ 찍찍 ~”
반 셔터를 누르면 거리 정보가 파인더에 표시되는데, 두 점이 깜박일 때 촬영을 하면 초점이 맞지 않는다.
거리 숫자 또는 무한대 표시에 한 점이 고정 될 때 셔터를 눌러야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연속 촬영 시에 한 번 촬영 후 초점이 다시 무한대로 돌아가면서 셔터를 누르는데 있어서 약간의 딜레이가 생긴다.
그리고 셔터가 예민한 편이어서 반 셔터에 약간의 힘이 가해지면 셔터가 눌려버리고 필름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필자는 처음 G2를 사용할 때 AF가 되는 카메라니까 무조건 반셔터를 누르면 초점이 잡히는 줄 알았는데, 필름 한롤을 현상해 보고서야 셔터를 누르기 전에 파인더에 표시되는 거리 정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모든 RF 카메라에는 시차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G2에도 역시 시차가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가까운 물체를 찍을 때 시차가 커지므로 근거리 촬영 시 검은 막이 왼쪽 위로부터 미끄러져 내려온다.
그래서 현상, 인화 시 오른쪽 아래쪽의 사진이 더 나오기 때문에 구도를 잡을 때 이점을 고려해서 촬영할 필요가 있다.

G2의 AF는 G1보다 상당히 개선되었는데, 상당히 신뢰할 만하다.
그러나 G2 역시 일반적인 AF 모듈들처럼 컨트라스트가 약한 밋밋한 피사체에 초점을 맞추거나 광량이 부족한 어두운 곳에서는 초점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버벅댄다.
가까운데 있는 피사체는 G2가 사용하는 적외선 액티브 방식의 AF 때문에 악조건이라 생각되는 곳에서도 의외로 초점을 잘 잡기도 한다.
하지만 일정 거리 이상 되면 액티브 AF를 사용할 수 없으므로 포커싱이 어려워진다.

많은 G2 유저들이 초점의 부정확성에 관해 이야기하는데, 특히 90mm 렌즈 사용 시에 그러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필자의 경우 피사체와 파인더에서 지시하는 거리 계측 위치를 정확하게 했을 경우 특별히 초점이 부정확하게 나온 적은 없었던 것 같다.


G2는 다른 RF 카메라와 달리 프레임 라인이 뜨지 않고, 렌즈를 장착함에 따라서 파인더의 화각도 같이 변경되어 보여준다.
G2의 렌즈군은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꼭 필요로 하는 화각대를 잘갖추고 있다. G16, G21, G28, G35, G45, G90, G35-70이 있는데, G16과 G21은 전용 외장 파인더가 필요하다.

G35-70은 유일한 RF 계열 줌 렌즈인데 매물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독특한 색감과 훌륭한 G렌즈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과 RF 카메라의 장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아직도 G2가 상당히 매력적인 카메라로 많은 유저들이 가지고 싶어하는 카메라 중의 하나일 것이다.
혹자는 필름이 밀린다. 뭉개진다고들 말하지만 그것은 핀조정을 통해서 얼마든지 조정될 수 있는 부분이고, G2가 보여주는 사진은 필름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빈티지한 하늘색과 중채도의 독특한 초록색의 매력은 콘탁스만의 진중한 색의 해석일 것이다.








'Camer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냅 사진의 최강자, RICOH GR  (0) 2017.07.31
한장의 사진이 말해준 Leica Minilux  (2) 2017.07.19
중후한 멋을 지닌 Leica MP Anthracite  (0) 2017.07.15
심플 그 자체 D-Lux5  (0) 2017.07.06
Leica Barnak을 연상 시키는 X1  (0) 2017.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