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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ps

JNK

JNK는 한국을 대표하는 핸드메이드 가죽 공예품을 만드는 곳이다.
특히 카메라 케이스에서는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는 장인의 산실이다.
JNK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라이카 카메라에 관심을 두고 부터 커뮤니티를 유심히 보던 중에 "제 M에 옷을 입혔습니다", "제 카메라에 명품 옷 하나 걸쳤어요" 등의 제목을 클릭해보고 알 수 있었다.
정말 멋진 옷이었다. 곡선이 많은 카메라에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세련된 디자인과 가죽이 주는 부드럽고 따스한 느낌이 카메라와 너무도 잘 어울렸다.
 "와~ 재주가 대단한 분이구나" 감탄이 절로 나왔던 기억이 난다.
어느 날 지인이 시간을 내서 JNK를 가본 모양이다. 방문해서 가격을 알아보니 옵션을 넣으면 거의 50만원에 가까운 금액이 든다고 한다.
지인은 가격만을 생각하고 기성 제품에 비해서 너무도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푸념만을 늘어놓던 기억이 난다.

몇 개월 후 맘에 드는 M8이 중고 매장에 있는 것을 보고 휴가를 내서 드디어 M8을 구매한다는 부픈 마음에 카메라를 사고 몇 정거장만 더 가면 JNK가 있어서 큰마음 먹고 방문해 보았다.
직원분의 상세한 설명을 듣고, 그들이 하는 일들을 살펴보니, 50만원이란 금액이 그렇게 비싼 것은 아니라고 느껴졌다.
이태리 최고 가죽과 디자인 도안, 가죽을 다루는 장인의 솜씨, 바늘이 들어갈 부분을 하나하나 일일이 타공을 하는 모습을 보고 하루 인건비만으로 계산해도 금액이 비싸다는 옛 지인의 푸념은

장인들의 노고를 가격만으로 평가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원하는 색상과 재질을 고르고 옵션을 추가하고 집으로 돌아와 5일 정도 기다렸을 때 책상위에 놓인 택배 상자가 보였다.

드디어 왔구나, 정성스럽게 포장된 상자를 열어보니, 진한 가죽의 향기와 함께 아름다운 자태를 손으로 쓰다듬는 것은 참으로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나도 M8에 옷을 입히는 구나" 함께 주문한 스트랩과 하나가 된 M8을 보는 순간, 사람도 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듯, 그 기품과 품격은 M의 새로운 탄생에 버금갈 정도로 아름다웠다.

가죽의 부드러움과 함께 추가된 그립 보강을 통해 손에 감기는 맛은 촬영을 한결 편안하게 해주었다.
시간이 흘러 자연스럽게 태닝이 되고 손때가 묻어가는 모습이 영락없이 빈티지한 가죽의 느낌을 더욱 새롭게 만들어 준다.
사용한 지 3년쯤 지나고 보니 단추 부분의 내피가 떨어져서 본드로 붙일까 하다 시간을 내서 가봐야지 했는데, 거리가 멀다 보니 좀처럼 들리기가 어려웠다.
최근에 그곳에 갈 일이 생겨서 들려보니 공방의 위치가 바뀌었다.


1층에는 카페가 생겼고, 2층에 새롭게 자리 잡은 공방이 있었다. 가죽 공예를 배우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고, 이전을 한 지 얼마 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수선을 부탁드렸더니 15분 뒤쯤 더욱 견고하게 수선을 해주셨고, 테두리 부분에 칠까지 다시 입혀주셔서 새것을 받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구입한지 3년이 넘었는데, 너무도 깔끔하게 무료로 수선을 해주셔서 고마웠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아! 먼 길을 올만 했구나” 장인의 책임감과 언제와도 멋지게 수선을 해줄 것 같은 신뢰감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힘겨웠던 오후가 JNK의 장인들 덕분에 말끔히 살아졌던 하루가 아니었나 싶다.
작지만 큰 차이를 가지고 있는 품격, 차갑게 다가오는 기계적 메커니즘을 가죽의 따뜻한 감성으로 감싸 안은 자태는 카메라 보호라는 소임을 넘어서 카메라의 가치를 극대화 시켜주는

미학적 표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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