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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of Photo

인정과 여유를 느끼게 해준 철원


노동당사 옆에 조그만 가겟집이 있었다. 특별히 먹을 것도 없어 컵라면에 물을 부어 가게 밖 벤치에 앉아 라면이 익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주인
할머니가 말없이 옥수수 하나를 건네시며 가게로 들어가신다.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받아든 옥수수는 맛있어 보였다.
먹어보니 이 지역 인심만큼이나 찰지고 훈훈한 느낌에 웃음이 나왔던 기억이 난다.
옥수수와 라면을 맛있게 먹고 바로 앞에 보이는 나지막한 소이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소이산 등산로 입구에 멋진 정자가 보였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작은 집에서 나오시더니 커피 한 잔을 타주겠다고 하신다.
고맙게 커피를 받아들고 “철원에 처음인데 인심 좋은 고장 같아요” 했더니, 이곳은 나름 참 살기 좋은 곳이라며 정자를 가리키며 오늘 이곳에서
마을 주민들과 시 발표회를 한다고 하신다. 시와 함께여서 그런지 모습에 여유가 느껴진다는 덕담을 남기고 산행길에 올랐다.
작고 낮은 산이었으나 미군 캠프가 있었던 흔적과 정상의 시원한 바람, 철원평야의 드넓은 만큼이나 이곳 사람에겐 인정과 여유가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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