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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of Photo

사진가 풍경 관곡지는 사진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거나 가보았을 것이다. 이곳은 연꽃 촬영지로 유명하다. 7월쯤 찾아가 보면 아기 얼굴만 한 연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다. 아침 6시 30분쯤 도착했는데,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꾀 많은 사람들이 연꽃을 찍기 위해 휴대폰 카메라에서 망원렌즈가 달린 카메라까지 우리나라 분들의 열정이 이렇게 대단한 줄이야 미쳐 몰랐다. 심지어 어떤 분은 나뭇가지를 잡아다라는 요청을 해서 졸지에 스탭이 되기도 했다.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 시진에 집중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도 열심히 집중하고 있는 사람을 본다.
폐기된 핑크 돼지 인형 매장에서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릴 때는 뽀송뽀송 귀여움 자체였던 핑크 돼지는 누군가의 손길에 이끌려 한 가정의 침실 내지는 소파에 보기 좋게 놓여 있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비계가 되고 쿠션이 되더니 결국에는 화풀이 대상이 되어 연신 주먹세례를 받다 먼지만 일으키는 불청객 신세가 되어 결국에는 이렇게 헌옷 수거함에 온전히 들어가지도 못한 채 처박히고 말았다.
걸을 때, 정면 주시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사람들의 일상과 풍경이 많이 바뀌었다. 버스, 지하철에서는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스마트폰을 보고 있고, 어떤 장소, 공간에서도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지 않거나 혼자 있을 때는 어김없이 스마트폰을 본다. 혼자의 공간에서 무엇을 하든 자유겠지만, 최소한 여러 사람이 함께 걸어가는 공간에서는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 얼마 전 중국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걷다가 물어 빠져 사망한 일이 발생했다. 과연 그녀는 얼마나 중요한 정보를 보고 있었을까? 그것이 목숨과 바뀔 만큼 중요한 무엇이었을까? 길을 걷다 보면 스마트폰 보는 중이니 네가 비껴가라는 식으로 막무가내로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 카톡, SNS, 드라마를 보더라도 길을 걸을 때는 정면을 주시하는 것이 타인을 위한 최소..
교태 고양이는 묘한 동물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분명하다. 사진을 찍기 전에는 고양이를 싫어했다. 그 이유는 사람과 눈이 마주쳐도 빤히 쳐다보고 있는 것이 왠지 모르게 기분이 편치 않아서 였다. 하지만 사진을 찍으면서 어느 순간부터 고양이가 좋아졌다. 특히 검은고양이는 온통 검은색에 노란 눈이 상당히 매력적이고, 사진에 담고 싶은 묘한 충동이 인다. 동네에 가끔 눈에 띄는 검은 고양이는 몸은 검은데, 앞발이 하얀색이다 보니 양말을 신은 듯 나름 귀여워 보인다. 이 녀석은 성곽길 순례 중에 홍인지문 근처에서 만났는데 좀 쓰다듬어 주었더니 마냥 좋다고 교태를 부린다.
국사봉의 새벽 전라북도 임실군에 있는 국사봉은 아름다운 빛내림과 안갯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붕어섬이 있는 곳으로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촬영지 중 하나다. 사진가들에게는 돌 하나를 던져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격이니 가을이면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특별한 분을 만나게 되었다. 쑥스러움을 타는 성격이라 인사를 드리지는 못했지만 동호회 분들과 함께 빛내림을 찍기 위해 오신듯하다. 고급사진 테크닉의 저자 이종건 작가님, 책 잘 읽었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삼각대로 그분의 엉덩이를 치고 말았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라는 말에 한 번 쳐다보시더니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외치신다. 지금 상황에선 노출을 언더로 촬영을 해야 한다. 덕분에 저도 좋은 사진 담을 수 있었습니다.
미생의 키스 사진찍기 좋은 계절에 항상 찾는 곳이 있다. 그곳은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서울대학교. 봄이면 목련, 개나리, 벚꽃, 철쭉 사진 찍기도 좋고, 요즘은 폐수영장까지 알려져 촬영하러 오는 이들이 많다. 가끔 들려보는 미대 쪽에는 한창 작업 중인 학생들의 열정이 가득한 작품들이 놓여 있을 때가 종종 있다. 완성된 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작품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지난날의 향수와 열정은 또 다른 시작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인정과 여유를 느끼게 해준 철원 노동당사 옆에 조그만 가겟집이 있었다. 특별히 먹을 것도 없어 컵라면에 물을 부어 가게 밖 벤치에 앉아 라면이 익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주인 할머니가 말없이 옥수수 하나를 건네시며 가게로 들어가신다.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받아든 옥수수는 맛있어 보였다. 먹어보니 이 지역 인심만큼이나 찰지고 훈훈한 느낌에 웃음이 나왔던 기억이 난다. 옥수수와 라면을 맛있게 먹고 바로 앞에 보이는 나지막한 소이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소이산 등산로 입구에 멋진 정자가 보였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작은 집에서 나오시더니 커피 한 잔을 타주겠다고 하신다. 고맙게 커피를 받아들고 “철원에 처음인데 인심 좋은 고장 같아요” 했더니, 이곳은 나름 참 살기 좋은 곳이라며 정자를 가리키며 오늘 이곳에서 마을 주민들과 시 발표회..
제사 강화도 돈대에서 한참 사진을 찍고 있을 때 카메라를 든분이 나이타를 빌려 달라신다. 아직 3월이라 찬바람이 간간히 불었다. 10분쯤 지나서 다시금 나이타를 빌리로 오신다. 이번엔 다행이 제문을 잘 태우고, 종기컵에 막걸리 한잔과 꽃감을 전해주신다.
롤라이 코드가 보여준 다중 노출 대부분의 필름 카메라는 촬영을 하고 필름 레버를 돌려 필름을 감아야만 셔터를 누를 수 있는데, 롤라이 코드의 경우는 필름을 감지 않고도 레버를 돌려 셔터를 누를 수 있다. 그만큼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은 카메라인 만큼 조급한 마음으로 촬영하게 되면 이런 낭패를 볼 수가 있다. 노출과 셔터 장전에만 신경 쓰고 필름 감는 것을 잊어버린 탓에 위와 같은 사진을 만나게 되었는데, 한 면의 필름에 3개의 장면이 들어간 사진이 되고 말았다. 물론 이런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되겠지만 잘만 활용하면 색다른 느낌의 사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길고양이 새끼 예전에 살았던 동네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서 뛰놀던 그 좁은 골목길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가까이 가보니 서럽게 울고 있는 새끼 고양이, 자세히 보니 눈가가 짓무를 정도로 울었던 것 같다. 필시 다른 고양이에게 공격을 당한 것 같다. 양이의 울음 속엔 필사적으로 살아남기 위한 저항이 있었고, 아무리 울어도 나타나지 않는 어미에 대한 설움 또한 묻어났다. 어미가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듯 계속 그 좁은 골목을 서성이는 양이, 험난한 세상을 너무 일찍 느껴야 하는 길고양이의 운명은 가혹 하기만 하다.
100 years of LEICA 100 years of LEICA WestLicht Photographica Auction Pre-show 3년 전 코엑스 B홀에서 진행되었던 100 years of Leica Pre-Show. 오스트리아의 사진전문 경매회사 Westlicht는 라이카가 태어난 베츨러에서 진행될 100주년 기념 경매에 출품될 사진 작품과 카메라들을 한국에서 선보이는 뜻깊은 자리 가졌었다. 엊그제 일 같은데 벌써 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사진을 정리하던 와중에 행사에 참여했던 사진들을 보니 100이라는 숫자가 주는 완성도 높은 라이카의 행보와 사진들을 볼 수 있었던 소중한 기억이었다. 당시 행사를 소개하던 기사를 찾아보니 아래와 같다. “이번 행사는 올해로 100주년을 맞는 라이카 공식기념행사의 일환으로 2014년 5월 2..
열정 지난 여름 DDP에서 한 외국인 여성이 빨간 원피스, 호피문양 신발에 선글라스를 쓰고 뭔가 열심히 스케치를 하고 있다. DDP 응시하며 열심히 손을 움직이는 그녀의 모습은 개성 넘치는 드레스 코드만큼 이나 열정적이다.